미국 연방대법원은 경찰의 물리력 행사가 정당한지 판단할 때 특정 '위협의 순간'만을 고려하는 하급심의 규칙이 수정헌법 제4조에 위배된다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은 경찰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합리적'이었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는 사건 직전의 정황을 포함한 '전체적인 상황(totality of the circumstances)'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판결로 인해 총격 직전의 짧은 시간(이 사건의 경우 2초)만을 분석 대상으로 삼아 경찰의 책임을 면제해주던 기존의 좁은 해석 방식이 폐기되었습니다.
배경
2016년 경찰관 로베르토 펠릭스는 통행료 미납 의심 차량을 검문하던 중, 운전자 애슈티안 반스가 차를 몰고 도주하려 하자 차량 문턱에 올라타 총을 발사하여 반스를 사망케 했습니다. 유족은 과도한 물리력 사용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제5연방항소법원은 총격 직전 2초 동안 경찰관이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는 점만을 근거로 해당 행위가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사건 구조
반스의 유족이 경찰관 펠릭스를 상대로 § 1983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역법원과 항소법원에서 패소했습니다. 하급심은 사건의 전체 맥락 대신 '위협의 순간' 규칙을 적용했습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 규칙이 대법원 선례인 Graham v. Connor 등의 '전체적 상황'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하여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시사점
이번 판결은 경찰의 물리력 사용에 대한 사법적 심사 범위를 크게 확대했습니다. 이제 법원은 경찰이 총을 쏘기 전 어떤 행동을 했는지, 검문 과정에서 어떤 상호작용이 있었는지 등 전체 맥락을 살펴야 합니다. 이는 경찰이 스스로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 경우에도 그 합리성을 따져볼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실무상 참고
법원은 이제 '시간적 눈가리개'를 벗고 사건을 바라보게 됩니다. 경찰 실무적으로는 단순히 최종 위협 상황에서의 대응뿐만 아니라, 검문 초기 단계부터 상황을 통제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전 과정의 합리성이 중요해졌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경찰이 위험을 자초한 경우의 구체적인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이번 판결에서 직접 결론을 내리지 않고 하급심의 몫으로 남겨두었습니다.